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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중독된 순례자들

일상

by youRwell 2023. 11. 2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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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보노보노. 어감이 참으로 귀엽다. 입속에서 계속 되감아 가며 말해보게 된다. 무언가 동그란 물건을 나타날때 쓰는 말 같기도 하다. 솔직히 이 책을 보기 전까지는 보노보노가 무엇인지 몰랐다는 것을 먼저 말하자. 작가가 그렇게도 좋아하고 감동받았던 만화 보노보노를 난 전혀 몰랐다. 토토로는 알았어도 말이다.

뒷편 책날개에 붙어있는 등장인물 소개를 먼저 읽어본다. 주인공인 보노보노를 비롯해서 그의 아빠. 그리고 자주 지내는 친구들 포로리와 너부리등 중요 인물 아니 동물들이 간략한 설명과 더불어 소개되어 있다. 나처럼 모르는 사람이라면 먼저 이 설명을 통해 캐릭터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보노보노를 보면서 느꼈던 점을 자신의 일상에 비추어 담담하게 적어 내려 간 글은 보노보노를 아는 사람이라면 더욱 공감하며 읽을 것이고 모르는 사람이라면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짧은 컷들의 만화를 통해서 그 책이 어떤 것인지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겠다.

 

친구와 자주 만나는 편이 아니다. 가장 친한 친구조자도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서 자주 만나지 못한다. 저녁에 한시간 있는 있는 일로 인해서 주말 하루를 통으로 날려 버리는 셈이라 그럴 바에는 다음에 만나자면 미루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친구는 언제 보아도 어제 본 듯이 편하다.

헤어질 때면 보노보노의 아빠와 친구 아저씨처럼 편안한 얼굴을 하고 헤어진다. 그 친구의 얼굴까지 추적해 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아마도 내 친구도 편안한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다. 전력질주하기보다는 편안하게 오래도록 함께 하고픈 친구다. 보노보노와 친구들처럼. 우리는 진짜 친구다.

 

약간 느슨하게 읽고 있던 마음에 깊이 공감을 남겨준 글이다. 작가는 작가이면서 또한 독자다. 독자의 입장에서 다른 작가를 이리도 시원하게 깔(?) 수 있을가. 그녀가 읽는 글이 무엇일까. 심히 궁금해진다. 개인적으로 친하다면 찾아가서 몰래 물어보고 싶어질 지경이다. 작가님 그 잘난 척 하던 책이 도대체 우엇이었나요? 하고 말이다.

나 또한 작가가 잘난 척을 대놓고 해 놓은 책은 읽기가 싫다. 니만 잘났냐, 나도 잘났다 하고 싶어지는 마음이랄까. 물론 잘났기에 책도 쓰겠지. 그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느 정도여야 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꼬인 독자라고 했나. 나도 그리 만만하게 대충 보는 독자는 아니다.

너무너무너무 공감했다. 나도 내 성격을 다 드러내고 사는 것은 아닌 것이다. 나도 내 성격을 숨기고 살아왔을 것이다. 적어도 밖으로 드러난 것은 말이다. 그러므로 인해서 사람들이 본 나와 가족들이 보는 나는 확연히 모습이 다를지도 모르겠다. 한없이 좋게만 대해주는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일까.

 

내 친구는 나의 어떤 모습을 알고 있을까. 적어도 친구들 앞에서는 나의 본모습이 보여지는 것이길. 오래된 시간 만큼 서로의 본모습을 알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지만 또 한편으로는 서로의 본모습을 완전히 드러내고 있지 않았기에 우정이 오래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서로간에 적당한 거리조절은 필요한 법이다. 친구든 가족이든 하다못해 연인이라 하더라도.

보노보노를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중간중간 삽입된 일러스트를 보며서 그 친구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궁금해졋다. 보노보노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작가는 보노보노처럼 살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토록 작가가 믿는데는 분명 무언가 있기 마련이다. 궁금해졌다. 작가의 책 덕분에 말이다.

 

중독된 순례자들

백작의 아들을 살리지 못하면 자신이 죽게 생긴 남편을 보면서도 아이들과 안 놀아준다고 징징거리고 수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환자들을 돌보느라 잠 잘 틈도 없는 남편을 향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주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자신이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결국은 아버지인 사형집행인을 불러서 해결하는 사형집행인 딸의 막달레나.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의 민폐캐릭터, 그 이미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막달레나의 모습은 조금은 어이없고 조금은 답답하고 그러면서도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새삼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이번 편도 그녀는 여전하다. 아니 결혼하기 이전보다 더욱 투정이 심해진 듯 보인다. 남편인 지몬에게 너무 의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식으로 아버지한테 대놓고 직구를 날리는 모습도 여전히 보인다. 이 부녀는 서로 이렇게 쏘아붙이기를 예사로 한다. 그것이 이 부녀의 살아가는 방식일지도 모르겠다.

 

자신 또한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먼 순례길에서 마주한 사건들이 너무나도 컸기에 그랬다는 것은 이해하고 있다. 또한 마지막에 알려주긴 했지만 속이 좋지 않다는 언급으로 말미암아 그녀에게 어떤 신상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것도 익히 예상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천방지축으로 날뛴다는 느낌은 배제할수가 없다. 다음 번 이야기에서는 조금은 안정된 모습으로 주인공의 면모를 보여주길 바라본다.

아들들이 목숨을 잃을뻔한 병을 잘 이겨내어 감사한 의미로 지몬과 막달레나는 아이들을 부모님께 맡겨놓고 순례길에 오른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는 그 길을 오를때만 해도 자신들의 앞길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안덱스 수도원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한 구의 시체를 마주하게 된다. 약제사인 요하네스 수사의 조수인 팔레스틴이 물에 빠진 형태로 실려온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익사라고만 생각하지만 지몬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그를 자세히 살펴본 결과 어깨부분에 동그란 자국을 발견하고 누가 강제로 찔러서 물속에 집어넣은 것이라고 확신한다. 뒤통수에 둔기에 얻어맞은 상처는 확실한 증거다. 이것이 살인이라고 말이다. 익사라면 모를까 살인이라면 범인이 어딘가에게 활보하고 있다는 말이다.

대축제의 날을 맞이해서 여러 곳에서 사람들이 모여드는데 범인을 찾아야만 한다. 모든 화살은 그를 조수로 부렸던 요하네스 수사에게로 몰려서 그는 결국 갇히는 신세가 된다. 그런 그에게도 한줄기 믿는 구석이 있었느니 사실 그는 요하네스 수사가 아니라 오래 전 네포묵이라는 이름으로 사형집행인인 퀴슬과 같이 맞서 전쟁에 참여했던 것이었다. 그런 퀴슬의 딸이 여기 있으니 이제 그는 풀려날 수 있지 않을까.

 

안덱스 수도원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들. 수도원에 몰려드는 사람들은 속절없이 모두 전염병에 걸려 들어 점점 환자는 늘어만 가는데 기이한 사건과 살인사건 그리고 중독된 순례객들은 모두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현대적인 스릴러가 아니라 처음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지는 몰라도 이미 1-3권을 읽어온 사람이라면 그 관계를 다 알고 있기에 더욱 재미나게 읽힐 시리즈임에 틀림없고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어떻게 해서 막달레나와 지몬이 결혼까지 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서라도 전 시리즈를 읽어보고 싶어지게 될 것이다. 자신과 가족의 신상에 변화를 맞이하게 된 막달레나. 이제 5권에서는 어떤 이야기들로 독자들을 또 부산하게 만들지 그것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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