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초판이 나온 후 8년 만에 개정판이 나왔다. 요즘처럼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초판 이으로 끝나는 책들도 많을 텐데 이런 시대에 개정판이 나왔다는 것은 이 책을 찾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다는 것을 증명하며 이 책의 인기 또한 많았다는 것을 증명한다. 나 또한 이 책의 제목을 익히 들었고 중고서점에서 득템 했다는 소리도 여러 번 들은 바 있다.
강지영 작가의 책은 [하품은 맛있다]를 읽어본 적 있다. 한국작가의 책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어서 기대감을 놓고 읽었다. 더군다나 강지영 작가와의 첫만남이니만큼 더욱 큰 기대 없이 책을 집어 들었다. 몰입력이 대단했고 순식간에 빠져들어서 읽었다.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이 책겡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각종 희한한 단어들이 나오면서 유쾌함을 주는 책이라고 했다.
엄청난 기대감과 함께 읽었다.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흘러가는 이야기에 조금 당황은 했지만 이 또한 몰입력이 대단한 작품임에는 틀림없었다. 젊은 작가가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잡고 흔든다. 작가에 의해서 휘둘리는 느낌이 확실히 든다. 작가가 써놓은 방향대로 착실히 따라간다. 재미는 보장되어 있다.
프롤로그부터 예사롭지 않다. 부부사이에 어렵게 태어난 첫 아이. 그러나 당연 들려야 할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아이를 받은 사람이나 아이의 엄마나 모두 당황한다. 첫 자식이 벙어리로 나왔다고 생각한 엄마는 한순간에 입을 닫아 버린다. 어떻게 이런 설정을 할 수 있을까. 멋지다.
아이는 함복배라는 이름을가지게 되었고 열 살이 되도록 당연히 말을 할 수 없었지만 자신이 마음에 들어 하는 여자아이를 본 순간 입이 트인다. 알고 보니 이 아이는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말을 하지 않았던 것뿐이다. 비범한 아이다. 이런 아이를 설정해 놓고 그 뒤에 이어지는 내용은 또 싱겁다.
'천재'라고만 칭해져야 할 것같은데 뛰어나게 급제를 한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순간의 실수로 말단 관직에 봉해진다. 그러고는 제주로 이동해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신문물검역소'라는 곳에서 일을 하게 된다. 이 아이의 인생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치설, 만앙경, 곤도미, 로손 등 우리 주위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을 그때 당시의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를 상상해 보는 내용도 흥미롭지만 뒤쪽에서 줄기차게 연속적으로 벌어지는 살인사건은 더욱 놀랍다. 책의 장르를 한순간에 스릴러로 바꾸어 버리고 범인을 찾는 장면에서는 추리소설로 장르전환이 이루어진다. 그저 재미난 드라마라고만 생각했는데 뜻밖의 장면 전환이다.
제주라는 장소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신문물에 관한 흥미로운 접근법, 거기에 외국 사람은 보기 힘든 시대에 난파된 배에 타고 있던 노랑머리의 외국인 박연까지 독특하고 신기한 캐릭터들이 모여서 빚어내는 일상생활은 읽는 재미를 더할 수밖에 없다. 오랜만이다. 이런 재미. 대를 이어 '신문물연구소'를 맡게 된 함복배의 아들. 이 책의 속편이 나오는 것도 시간문제일 듯하다.
노랑머리의 여자가 손에 페이퍼를 들고 무언가에 크게 놀라고 있는 표정을 짓고 있는 1권과는 다르게 2권의 표지는 차분해지면서 세련된 이미지다. 빨간색과 파란색의 줄무늬가 교차되는데 각 줄에는 자세히 보면 흰 글씨로 본문 속의 제목이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흥미유발의 한 가지 방법이다.
종이책이 점점 사라지고 있고 그 자리를 이북이 대신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의 뉴스들이 대세인 지금 종이신문이 서는 자리도 점점 줄고 있다. 어렸을 때만 해도 당연히 신문을 보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그런 광경이 사라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우리 집에는 아직도 새벽이면 조간신문이 배달되어 온다.
기사들과 더불어 한 꼭지에 붙어있는 윤희영의 영어잉글리시. 오늘 아침에도 읽었다. 세계정세를 설명하면서 영어 단어나 구를 설명해 주는 방식이다. 시사와 관련이 되니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어떤 단어나 구를 쓰는지 알 수 있어서 좋은 접근방법이다 싶지만 가끔씩은 영어 기사원문이 궁금해기도 한다. 그런 니즈를 충족시키기라도 하듯이 이 책에는 몇 개의 기사들을 첨부해 두었고 각 글에 코드를 삽입해 둠으로 인해서 기사를 쉽게 찾아보도록 연결해 두었다.
뉴욕특파원을 지냈고 현직 기자로 있는 저자는 동시통역대학원에서 자신이 직접 절박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각한 것이 신문기사였다. 일단은 대중들에게 보이는 기사이고 정확한 문장을 구사하고 있으니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는 셈이다. 그렇게 해서 외우기 시작한 관용표현들은 자신의 시험에 있어서 아주 큰 도움을 주었다고 했다.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에 살아있다. 끊임없이 변화도 한다. 있었던 단어들이 시간이 지나며 쓰이지 않기도 하고 새로운 단어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문법 또한 자주 쓰이는 표현과 더불어 회화에 적합한 것과 학문으로 적잡한 것으로 나뉘기도 한다. 그 모든 것을 따로 할 필요 없이 뉴스들로 충족할 수 있는 것이다.
본문은 크게 다섯 가지 토픽으로 나누어진다. '세상에서 가장 뭉클한 감동'이라는 주제 아래 지구상에서 이보다 더 찡할 수는 없는 이야기들을 실었다. 그중 '돌아가신 아빠와 함께 한 세계여행'이라는 기사는 나도 실제로 읽은 적이 있어서 반갑기도 하면서 당사자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어서 또 한번 뭉클해지기도 했다. 두 번째는 '지구촌은 뜨거운 용광로'라는 제목으로 정말 뜨거운 핫이슈들만 모아두었다. 미국과 중국 전쟁 가능성부터 김정은에 관련된 기사까지 흥미로운 주제가 가득이다.
세 번째는 '이토록 위대한 삶'이라는 주제로 일반적인 것 같지만 또 특별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모여있고 '아는 것이 힘'이라는 주제로 여러 가지 상식적인 이야기를 모아두었나 하면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코너를 통해서 정말 신기하고 놀라운 이야기들을 마지막으로 실어서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게 편집을 해두었다. 신문을 꾸준히 보이 왔기 때문에 간간히 내가 읽었던 기사들도 보였다. 신문으로 접했던 기사들이 책으로 다시 보게 되고 신기하고도 반갑다. 다시 한번 읽어봄으로써 되새기는 효과도 주어진다.
꼬마아이들도 하는 하이파이브(slap high-fives). 상대방의 손뼉을 마주치는 동작인 이 하이파이브가 정작 어디서 유래된 것인지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책을 읽지 못했다면 알지 못했을 사실이다. 무언가 성공을 했을 때 서로가 하는 이 동작이 실제로는 아주 슬픈 비극적인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니 놀라운 사실이다.
재미나는 이야기를 풀어서 설명하면서 그에 맞는 구문까지 설명해주고 있으니 일석이조이다. 각 에피소드의 뒤에는 관용구와 동의어 표현을 편집해서 본문에 나온 내용과 연관되거나 비슷한 구문을 설명해 주고 있는데 필요한 관용구들을 더욱 편리하게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나오는 관용구들만 다 외워도 제대로 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음에 틀림없다.
말하는 것뿐 아니라 글을 쓰는 데 있어서도 확실히 도움 되는 구문들. 뉴스잉글리시를 통해서 확실하고 세련되고 정확한 영어를 배움으로 여러 분야에서 자연스러운 영어를 구사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